Sunday 6 April 2014

야근문화 해방하라 - ‘칼퇴’부터 버립시다.

평일날 6시반쯤에 신입사원인 나는 팀장님께 “팀장님 저 먼저 가볼께요” 라고 말씀드렸다.한국에서 거주하고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으로서 이런 상황에 대해 신경안썼어도 되었지만 나는 팀장님에게 인사하는 기본 예의를 지키려고 했다.
하지만 팀장님의 답장은 바로 “벌써? 칼퇴하는거야?” .. 이게 무슨뜻이죠?

요즘 한국 조직문화에 제일 핫한 이슈입니다. 팀장님이 나쁜사람은 아니다. 나를 화사에서 더 있으라고 하는 마음도 없는 우리 팀장, 그렇지만 팀장님이 습관으로 (혹은 눈치보여서) 내가 6시반 정도에 퇴근하면 항상 하는 말은 ‘어디가니?’. 부러워서 그렇게 말하는건가? 가지마라는건가? 나를 싫어하는건가?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들수있었지만, 바로 잡생각을 접고 팀장님의 눈치를 무시한채 집에 가버렸다.
만약 내가 한국사람이였으면 저렇게 쿨하게 떠날 수있었을까..?  
전 이런 상황에 쓰는 ‘칼퇴’와 당연시하게 여기는 ’야근’이라는 단어를 없애버리고 싶습니다.

우선 6시반에 퇴근하는 경우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후 6시 30분.. 무슨 칼퇴입니까? 6시반에 퇴근하는거 30분동안 야근하는거잖아요. 딱 6시에 퇴근하는거 그냥 퇴근입니다. 한국조직들 직원들에게 이런 영향을 미쳐서 현재 7시에 퇴근은 칼퇴근이라고 되버렸고, 9시 퇴근은 보통 퇴근이고 밤 11시넘어서야 야근이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내뱉은 말이고 단지 말뿐이다’라고 생각할수있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한국사회는 전체적으로 이런 “근무시간”이 무언의 약속인 마냥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계약서에는 출근과 퇴근시간이 명백하게 나와있는데 말이죠)
생각해봅시다.  6시반이나 7시에 퇴근하는 친구중에 “아 내가 야근했다”라는 사람이 있나요? 있다면 당신의 답장은 “7시에 퇴근하는거 무슨 야근이야”라고 했었을겁니다.-야근문화 바뀌려면 한국사회 사고방식부터 바꿔야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칼퇴’ 대신에 퇴근시간이라고 합시다.


여의도 야근 모습
여의도 야근


영어로 번역해보면 칼퇴근이라는 단어이나 속어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간단하게 퇴근시간에 집에 가는것이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칼퇴이라는 속어는 빨리 퇴근했다는 뜻이라고 네이버 사전에 나와있지만 사무직의 귀에서 저렇게 들리지않습니다. 직원들 칼퇴라는 말 들으면 “너가 우리를 버리고 갔다”, “넌 우리처럼 열심히 일 안한다”, “너가 우리처럼 희생을 안한다”, “넌 게으르다”, “너는 회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않는다”, “너가 부러워 or 얄밉다” 이 많은 말들을 듣습니다. 저런 여러가지 의미 갖고있는 칼퇴이라는 단어는 사무직들은 무시 할 수 없습니다. 결국 근무시간내에 일을 효율적으로 잘 마무리하고 퇴근시간에 집에 가는 것을 나쁘게  만드는 “칼퇴”는 피하게 되고 , 상사들 눈에 성실하게 보이고, 일 잘하게 보이는 (회사내에서 좋은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수단) “야근”을 선호한다.

요즘 야근문화 없애려고 대기업들도 “칼퇴” 프로그램들 진행하고있습니다.  삼성은 ”수”마트 데이, CJ에서는 패밀리데이 - 이 대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매달마다 한 하루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일찍 퇴근 시키는 프로그램들 진행하고있습니다. 그런데 그 “스마트”한 날의 직원들의 집에 가는 시간은 입사 계약서에 써있는 원래 퇴근시간이랑 똑같다 - 6시! 점심먹고 반차 하라는것도 아니고 바로 원래 퇴근시간에 퇴근시키는겁니다.

이 회사들이 좋은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들 적용시켜 보았지만 결국 안좋게 만들어 버렸다. 안타깝게도 이 프로그램들은 직원분들께 인식이 되는 메시지는 ‘ 6시에 퇴근하는거 특별하다, 선물이다, 보통아니다.’ 이다.

여러분은 반대적으로 “내가 혜택없이 30분이나 1시간 야근하면 회사한테 선물이다” 라고 생각해야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조직문화 중에 야근문화 없애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회사 인사팀이나 매니져들부터 바뀌어야하는거 아니라고 믿습니다. 야근문화는 사회부터 바뀌야되는겁니다.
그래서 같이 한걸음 나아가자면 우리 “칼퇴”라는 단어부터 말하지 맙시다.

마사원.

4 comments:

  1. 마사원..동의합니다. 많은 한국 회사원은 오늘 해야할 업무를 끝내고 가야하기 때문에 '야근'을 한다고 합니다. 근데 잘보면 한국에서 회사원들은 야근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오늘 일을 끝내기 위해 야근시간까지 포함해서 일을 계획 합니다.... 낮에 티타임 커피타임을 줄이면... 왠만한 업무 6시전에 끝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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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고맙습니다. 한국의 직장 문화 개선을 위해 이야기해주어서~ ^^ / 한국인이 이야기하면 잘 안들어도 외국에서 (특히 서구권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하면,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합니다. 앞으로 이런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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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말 맞는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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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깊은 동감.....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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